이글루스의 잡설 모음집

lusian30.egloos.com

포토로그



동유럽 극우화의 이유에 대해 정치, 사회 게시판

지금 한국에서 유럽 극우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동유럽 국가들의 과격화(반이슬람, 반이민, 반PC 분위기는 유럽 전역에 퍼져 있고 실제 그만한 이유도 있으나 이 중 폴란드와 헝가리는 그와 무관하게 명백하게 극우화되는 것이 맞다)는 사실 예상된 바라고 봐도 무방하다.

1990년대 당시 서독의 동독 흡수통일에 대해 동독 주민들은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였으나, 정작 지식인층에서는 오히려 반대하는 입장이 많았다. 동독의 산업 경쟁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서독이 일방적으로 퍼주는 과정에서 서독인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고, 동독은 공동화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예상은 현실이 되었고 동독 사회는 청년 인구의 급격한 유출과 함께 서독 못 가면 나이가 많거나 아니면 사회 낙오자로 취급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결국 여유 있는 온건파들의 유출로 남은 사람들이 과격화되면서 공산체제 시절 억압되고 서독에서도 크게 약화된 네오나치와 구동독 시절을 동경하는 극좌파가 오히려 부활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이들이 사회 주도권을 잡을 정도로 동독의 분위기가 막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전보다 과격해지고 극단적인 분위기로 바뀐 것은 인정된다.

물론 한국의 해외교포들이 민주화에 일익을 담당했듯이 해외동포들의 존재가 오히려 고국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이민이 언제까지나 '조국을 사랑하지만 내 인생을 위해 해외에 나가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때나 성립하는 것이다. 1970년대, 80년대 이민자들은 이민을 갔으나 한국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았으며 지금도 그들의 지원이 한국 사회에 나름의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폴란드와 헝가리의 이민자들은 솔직하게 말하면 헬조선 신드롬이 본격화된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이민자들과 같은 입장이다. 당시 체제 전환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힘들던 시절이 10여 년 있었고 여기에 보태서 서유럽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면서 두 나라 청년층은 소위 '헬폴란드, 헬헝가리' 인 자국을 떠나 영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 이주했고 이미 정착한 사람들의 성공담을 접한 청년들이 계속 유출되면서 통독 이후 구동독 지역 못지않은 인구유출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들은 당연히 권위적인데다 일자리도 별로 없는 조국에 대한 반감에서 이민을 간 것이므로 조국에 무관심하며, 조국 내부에서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져도 신경쓰지 않는다. 당장 최근 이민간 한인 이민자들이 조국에 관심이나 있던가? 오히려 자신들의 삶이 힘들어도 '헬조선' 보다 낫다고 자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동독은 그나마 남아 있는 사람들의 극단화를 막아줄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었고 서독이 퍼준 게 역설적으로 청년들의 극단화를 어느 정도 제어했으며 더해서 경제상황이 안정되면서 탈동독 움직임도 이전보다 줄어들기는 했다. 반면 폴란드와 헝가리는 그런 지원을 받지 못했고 실업상태에 놓인 소위 '낙오자' 들은 해외로 나가거나 어떻게든 사회를 갈아버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중진국 함정에 빠져 저성장이 일상화되어 서유럽을 따라잡을 기회를 상실하게 되자 마침내 청년층의 이탈을 통제할 리미터가 풀려버렸다. 두 나라의 정치 분위기가 2010년대 이후 확 변한 것이 그냥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이때부터 중산층이 붕괴되고 그나마 여유가 있는 청년들이 해외로 다 나가면서 온건파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나머지도 극단화되거나 정치무관심으로 일관하면 정권 잡을 사람들은 정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EU체제 자체가 이런 경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P.S 참고로 한국도 비슷한 경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체제는 헝가리의 오르반 정권이 그렇듯 전에도 언급했듯이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피드백이 전혀 안 되는 사람들로 구성된 한국 역사상 최초의 정권이다. 하다못해 불통으로 유명한 박근혜(최순실) 정권도 피드백이라는 게 다 삽질이거나 핵심은 다 비켜가서 그렇지 최소한 안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탈조선' 신드롬이 대세가 될 때부터 이는 예견된 바이다. 남아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탈출만 생각하거나 자포자기하거나 둘 중 하나이니 에코파시스트, 과격 운동권, 래디컬 페미니즘 등 소수의 극단주의자들로도 집권이 가능한 환경이 된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진지하게 검토해서 해외로 나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아닌 탈출을 목적으로 할 때, 그리고 그게 2030의 보편적인 사고방식이 될 때 그 나라는 미래가 없다. 

덧글

  • 스카라드 2019/04/23 08:17 #

    노간지 말기부터 이명박 재임기부터 이미 탈출이 대세였지요.(그 당시 서점에 넘쳐나는 것이 워킹홀리데이 홀로서기,책이었징.) 70~80세대 ㄹㄹ웹 열사들은 - 믿음이 부족한 이단자들 - 무엇 때문에 박근혜를 몰아냈는지 심각하게 혼란스러울거에요. 90세대 기득권들도 마찬가지에요. 헬조선 탈출론은 더 심해질거에요. 바로 이웃동네에 젖과 꿀이 흐르는 지상낙원??? 대일본 황국이 있답니다. 허 허 허 허 허..........(-_-)

    부모덕에 철학자 사색에 잠긴 해외여행을 가거나 방에서 겜질이나 하는 방구석 도련님을 제외하고 비정규직에서 혹사당하는 90세대는 누구보다 자괴감이 심할겁니다. 70~80세대 선동질에 넘어가서 박근혜를 폐위하였으니.(--;)


    ps. 탈출이 답이라면서 촛불로 박근혜를 쫓아낼 이유는 전혀 없지요.
  • 참피사냥꾼 2019/04/26 08:22 #

    근데 탈출이나 포기 안하면 문혁이나 625전쟁식 죽창잔치 아닌가요
    그러니까 어떡하든 답이 없네요
  • 참피사냥꾼 2019/04/27 22:13 #

    아무 희망이 없는 현실을 보니 역시 무출산이 답이네요.
  • 2019/04/26 18:2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명탐정 호성 2019/04/26 18:40 #

    아아악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