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 돌아가는 걸 보니(문법, 오타 등만 일부 수정) 잡다한 생각

이런 말이 있다. 국민을 너무 앞질러도, 너무 뒤쳐져서도 안 된다. 국민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는 말이다.

박근혜 체제는 지금 생각해도 지나치게 국민과 여론을 외면했다고 본다. 다문화정책이야 어차피 한국 특성상 국민여론대로 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렇다 쳐도 세월호 이전 운영 및 이후 처리 과정. 그리고 정책 수행 과정에서의 여론에 대한 수용 등에 있어 불통이라는 말이 보수 진영에서 대놓고 나올 정도에다가, 나름 철저한 보수주의자들조차 박근혜가 싫다며 탈당하거나, 당에 잔류하되 대통령 옹호를 포기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심각했을지는 알만하다. 성과가 좋냐면 모르겠는데 그냥 그럭저럭 한 수준. 별로 좋지도 못했다. 최순실 사태가 결정타가 되긴 했지만 그런 정신나간 짓을 안 했더라도 퇴임식이 내년 2월에 열리는 것만 빼고 달라질 게 하나도 없었고(퇴임후 감옥행도 당연히 동일. 최순실 건이 너무 커서 그렇지 이게 아니라도 잡혀갈 게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차피 정권 교체는 필연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체제는 그런 점에서 박근혜에 비해서는 국민여론을 좀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문제는 그 '반대' 도 답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따라가는 것도 아니고 닥치고 앞질러간다는 것(참고로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국민여론은 팽팽하고, 탈원전에 대해서는 반대가 우세하다. 박근혜 탄핵 사태 이후 보수가 거의 박살나고 중도보수와 중도만 남은 상황인데도 말이다!). 우선 환경단체와 현지 주민의 여론이 영화 '판도라' 와 여러 차례의 원전 비리 등에 대한 불만으로 최소 원전 동결 및 개혁. 최대 탈원전으로 가자는 쪽인 건 맞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탈원전으로 가더라도 충분한 논의와 시간, 대안 마련을 위한 준비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그럼에도 독일처럼 장기 논의도 없이 닥치고 탈원전을 추진했다. 국민여론이 전쟁공포를 호소하자 무작정 남북화해를 추진했다가 정작 트럼프도, 시진핑도 아닌 김정은에게 거절당했다. 반대세력들에 대해서는 마피아나 적폐 주장이 밑도 끝도 없이 나오고 있다. 그 결과 아직 임기 초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나는 중이다.

물론 대안이 없고 박근혜에 대한 분노가 워낙 크다 보니 국민여론은 지지 일색이다. 그리고 반대파라는 자유한국당이 과감하게 박근혜 일파를 척결하지 못했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박근혜 일파에 대한 처분이 제대로 마무리가 되고 한 1~2년 지나면 그래도 똑같을까? 특히 원전 문제는 무작정 '깨끗하고 안전한 원전' 이나 '친환경에너지를 방해하는 원전마피아의 선동' 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데, 과연 그렇게 쉽게 단정할 수 있을까?

P.S 만화 '클레이모어' 에서 테레사는 자신과 어린 아이를 해치려 든 인간 도적들을 죽였다. 이는 클레이모어들의 금기를 깬 것으로 간주되어 척살대가 파견되는데, 이 때 자신을 규정 위반자로 처단하러 왔다는 프리실라에게 한 말이 바로 "세상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단다" 였다.

P.S 참고로 지금으로부터 3년 전에 박근혜 정권 하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해경이 구조를 부실하게 했으니 해경을 해체하겠습니다'.

덧글

  • 2017/07/17 17:4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7/07/17 23:29 #

    문재인 정권에는 장기 비전이 없어요. 정책 검증과 연구 과정, 오류 수정과 보편적인 장기 비전 같은게 없어요... 정도전, 조준, 세종 등. 조선의 걸출한 정치인들은 정책의 장기 비전을 끊임없이 염두했어요.

    개혁? 개혁은 내부 요인으로만 되는게 아니에요. 외부 요인으로서 이뤄진게 많아요. 그걸 인정 안 해요. 어떤 문제 의식과 해결 방안, 대처와 깨달음은? 국가 시스템의 재구성은? 역사 연구는? 기술 발전은? 정치는 퇴보해요. 여전해요.

    푸쉬킨의 말처럼 자신들이 소년인줄 아는 늙은 소년들이에요. 적은 내용들은 문재인 정권만 포함된게 아니에요. 이명박근혜, 양김 시대도 없었어요. 대한민국의 모든 문민 정부와 민주화 세대도요. 이미 파열음이 나는 중입니다? 맞습니다.

    아직은 박근혜 정권의 분노, 최순실과 우병우, 김기춘처럼 적폐 청산과 정치 개혁이 불붙은 여론은 지지해줄 겁니다. 허니문 기간? 문비어천가? 뭔가 미심쩍어요. 폭탄 돌리기, 진통제 투여?

    아니면은.... 노무현 이후 몰락한 민주화 정권의 후예들. 이명박의 촛불집회와 저항, 인터넷과 방송, 예술, 문화 분야에서 활개를 쳐 프로파간다로서 효과를 봤는데, 현실에 복귀한 저들이, 본인들이 말해왔던걸 그대로 할려니까 손발이 안맞는거에요. 이론과 현실은 다르거든요.
  • 타마 2017/07/18 08:48 #

    뭐랄까... 늘 궁금한건데 그 장기 비전이란건 어떻게해야 생기는건가요? 뭔가 특정 정책에 반대를 할 때마다 가끔씩 등장하는게 "장기비전이 없다."라는 건데... 장기 비전을 속 시원하게 제시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더라구요.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7/07/18 19:03 #

    정도전, 조준, 세종과 집현전은 학문만 한 게 아닙니다. 군사, 경제, 토지, 세금 등. 토탈패키지처럼 연구와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조준은 세미나를 만들어 이 나라를 어떻게 개혁해야 할까? 를 주제로 끊임없이 회의와 논의, 연구를 했습니다.
    이들은 중국의 역사를 연구했죠. 중국 당나라, 송나라 등. 중국 국가의 정책들을 연구해 고려를 개혁하고, 여기에 적용하는법은? 역사를 연구한거죠. 정책의 역사를요, 정도전, 조준은 조선 건국 후. 경세육전을 편찬했고, 세종은 적절하게 바꿨습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국가 시스템과 행정력을 만들어내고 문제 해결을 연구하죠. 정도전은 국가주의자 입니다. 민본주의가 아니라, 국가주의자 입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위에 언급한 내용들처럼 해왔죠.

    조선은 역적이 된 정도전이었지만 사석에서는 '삼봉한테 많은 빚을 졌다' 고 말합니다. 조선 왕조 500년의 역사에서 정도전의 위치는 끊임없이 나올겁니다. 현재 문민정부들은 장기비전이 없는것은.... 반복해요. 똑같은 구태만 반복해요.
    개혁과 적폐 청산과 새 시대를 제공해주겠다고는 말하지만 87년 부터 시작된 문민 정부들의 5년 임기 중. 똑같은 과정이 반복합니다. 그 과정을 본다면.... 장기비전과 연구, 문제 의식과 해결은 없습니다. 땜빵질만 반복할 따름이죠.
  • RuBisCO 2017/07/18 04:30 #

    저번에 보수비판때 한 이야기지만 너무 선거의 승패에만 집착한 나머지 정말로 중요했던 부분들을 다 제껴버렸고 그 결과 2010년 들어서 차츰차츰 파탄이 시작되었죠. 지키지 못할 공약과 사업들을 질러댔고 그게 어긋나며 이반이 벌어지기 시작한걸 어떻게든 덮고 일단 이겨보겠다고 써본 금단의 수단이 친이계의 경고를 다 씹어버리고 컨트롤 할 수단을 확보하지도 않은채 503을 내미는 거였고 결국 지금의 이 지경까지 파탄이 나버린거죠. 차라리 503 임기 동안 정권 한번 내주고 야당으로써 착실히 카운터만 날렸더라면 지금처럼 견제불능의 폭주상태까진 안갔을겁니다.
  • 알토리아 2017/07/19 13:08 #

    홍준표가 대선에서 2위를 거두고 바른정당이 선전하지 못한 것이 한국 보수세력의 가장 치명적인 타격이 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있는 한 문재인의 지지율은 깨지기 힘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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