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를 산 사람이라면 로랑 데지레 카빌라가 누군지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바로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의 독재자다.
카빌라는 잘 알려진 대로 착복왕 모부투를 밀어냈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의 조직은 워낙 형편없어서 르완다와 우간다의 지원을 받고 나서야 허약해진 모부투를 겨우 쫓아낼 수 있었다. 즉 그의 기반은 오직 외세에 의존할 뿐이었다는 이야기고, 따라서 그가 우간다와 르완다를 위해 별의별 실드를 다 쳐주고 눈치를 봐도 사실 이해가 가는 행동이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카빌라는 르완다와 우간다의 요구가 도를 넘자 서서히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마침내 자국 내 반군세력들을 계속 지원하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에 이른다. 아무리 외세의 지원을 받았다고는 하나 그 역시 콩고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르완다와 우간다는 당연히 침공으로 보답하여 전쟁이 터졌는데, 정작 전쟁에서 콩고는 두 나라 모두를 끝까지 막아내고 수백만의 인명 피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주권을 지켜내는 데 성공한다(전쟁 중 살해되기는 하는데, 그 원인도 친우간다/친르완다 짓 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이 지쳐 죽겠는데 너무 전쟁을 오래 끌려고 해서다). 그리고 이러한 단호한 태도는 낙하산이나 다름없던 그를 콩고 지도자로 인정받게 만들었고, 그 아들이 콩고의 독재자로써 장기집권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게 된다.
이렇게 낙하산인 카빌라조차도, 우방국이나 다름없는 국가들의 횡포에 대해서조차 단호하게 안되는 건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상식이었고, 이는 아프리카 제3세계 후진국들에서조차도 당연한 행동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은 비난을 받기는 커녕 오히려 그들의 권력과 지위를 견고하게 만들고 있으며, 나중에 밀려나더라도 최소한 축출 원인에 '낙하산' 은 포함이 안 되게 된다.
그런데 이 카빌라보다도 못한 자들이 대한민국에 아직 존재하는 것 같다. 그나마 카빌라는 '우방국' 의 횡포에 맞서 안되는 건 안된다고 말했는데 그들은 가상적국의 횡포에 맞설 생각은 커녕 저항하면 안된다는 헛소리나 해대고 있다. '우방국' 들은 카빌라가 자국 반군을 진압하는 것에 대해서 대놓고 방해는 안했지만 중국은 한국 내 '반군' 후원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이 이에 맞서 살기 위해 도입하는 사드까지도 안된다고 난리를 치는데 그들은 여기에 매우 깊은 공감을 표시하는, 아프리카 군벌들도 안할 법한 짓을 아주 당당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그 '우방국' 들은 모부투를 쫓아내는 데 도움을 준 공이라도 있지(물론 이 과정에서 학살당한 사람들은 그렇다쳐도), 중국은 오히려 반군을 도와 적극적으로 한국을 핍박하면 했지 그 어떤 공도 없는데도(중화민국이라면 몰라도) 그들은 중국이 고마운 나라고 섬겨야 할 나라라고 떠들어댄다.
그렇다면 이들이 카빌라를 비롯한 아프리카 독재자들보다 나은 게 뭐가 있다고 봐야 할까? 나라 말아먹는 능력 하나는 탁월하다고 봐야 할까? 아니, 아무리 나라 말아먹는 능력이 탁월해도 이들보다는 나을 것이다. 있는 나라를 팔아먹지는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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