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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핀란드화를 현 중국의 태도에 비유할 바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핀란드가 소련의 눈치를 알아서 본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이로 인해 주권이 침해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핀란드화' 라는 말도 나온 것이다. 하지만 냉전 시기의 소련이 과연 핀란드에 해만 되는 나라이고 주권을 침해할 뿐인 국가였는가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소련은 핀란드가 외국의 도발로 고통받는 상황을 애초에 만들지를 않았다. 물론 소련도 '적국' 이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그 적국이 북한처럼 수시로 내맘에 안드는 행동을 한다고 민간인 사는 섬을 포격하거나 해군 전투함을 격침시키거나 매일 대도시 핵참화 어쩌구 하는 헛소리를 한 적은 없다. 그런 행동을 하는 위성국가가 존재하거나 존재할 수 있도록 허락한 적은 더욱 없기 때문에 적어도 핀란드인들은 서방과 소련 간에 정말 못견디고 한판 붙지 않는 한 안전을 보장받았다(사실 그지경이면 미국인, 소련인도 죽어나갈 판이라).

그리고 소련은 핀란드가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핀란드와의 무역에서 핀란드인들이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알아서 배려했고, 이는 지금도 핀란드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이며, 내정문제에 대해서는 대륙의 어떤 국가처럼 굴지 않고 진짜로 거의 간섭하지 않았다. 소련인들이 핀란드에서 대놓고 대륙민이니 특별대우 받겠다고 난리치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초미세먼지 등을 마구 쏟아내면서도 위성국가 국민과 핀란드인이 희생 당하건 말건 그딴식의 태도도 취한 적 없다(다만 환경에 대한 개념 자체가 21세기에 비해 20세기에 확실히 부족하긴 했고, 여기에 더해 중국은 매우 특별한 케이스이기는 하다). 물론 핵사고 등이 자주 터지긴 했다만 적어도 외국이 피해볼 사안이면 소련은 깨끗하게 공개를 하고, 책임을 진 점이 우기기만 할 뿐 그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는 그 나라와 전혀 다르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대국으로써 소련은 핀란드를 준속국화하기는 했으나 최소한 기본 주권을 보장하였고, 또한 핀란드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도 누릴 수 있도록 인정했으며, 핀란드가 기존 관계 유지에 따른 이득도 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그렇기에 그 오랜 기간 '핀란드화' 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분명 막강한 국력을 이용해 대국이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 한국을 어쨌건 중국의 핀란드라고 생각한다 치자. 중국은 한국이 외국 도발로 고통받는 상황을 그냥 방치하면서 얻어맞아도 알 바 아니라는 투로 일관한다. 게다가 그 외국만큼 대놓고 도발은 안한다뿐 위협은 여전하다. 게다가 남중국해에서는 아예 대놓고 도발을 하고 있는 상황. 핀란드가 적어도 강화조약 이후 자신들의 영토는 확실하게 보장받은 것과 다르다. 그리고 핀란드화건 뭐건 아무리 조공체제나 속국이라 해도 '속국' 으로 머무는 데 따른 나름의 보상이 따라야만 복종을 기대할 수 있는 법인데 혜택은 커녕 오히려 정당하게 가져야 할 권리조차 빼앗으려고 난리를 친다. 민간 기업 문제인 롯데마트에 대한 중국의 행태가 그 예이다(제주 관광객 차단과 같이 한국 제재하겠답시고 한 행동이 오히려 한국에게 혜택이 됐다는 게 아이러니다. 제주도민들은 어차피 중국인들끼리 해먹는 구조라 오히려 관광객 없어져서 좋다고 할 정도니). 또한 티베트 문제 등에 있어 한국이 해도 문제가 될 게 없는 티베트인들의 시위 보호나 달라이 라마 초청조차도 난리치고 막으려 든다. 초미세먼지로 고통받는 한국인들에게 계속 엉뚱한 소리만 하는 건 덤이다(뭐 명예 중국인들도 한몫하긴 한다).

즉 중국의 한국에 대한 행태는 핀란드화가 아니라 그냥 일제강점기 직전 일제가 구상중이던 소위 보호국 조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다못해 원간섭기 고려도 이 정도는 아니다. 대원관계 유지에 따른 최소한의 보상은 받았고, 심지어 고려왕들이 적극적으로 원의 내정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였다. 카다안이 쳐들어 왔을 때 고려를 보호하기 위해 피를 흘리거나 홍건적과 왜구가 준동할 때 고려내에서 원과의 국교 회복을 외치는 목소리가 나오도록 지원을 시사하는 등 이익을 주려고 노력은 했다. 이렇게 고려를 사실상 지배하는 입장이던 원나라조차도 고려측이 관계 유지로 이익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 중국이 하다못해 원나라만큼이라도 해주는 게 있는가?

이런 상황에서 핀란드화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그냥 '중국 식민지' 가 맞는 표현일 것이다.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식민지 말이다. 지금 친중파들은 이런 현실을 모른척하고 계속 중국눈치를 보자고 하고 있는데, 제발 부탁인데 이완용, 송병준은 100년 전에 본 걸로 충분하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p.s 참고로 한미동맹이 곧 붕괴될 예정이라 중국 영향권에 들어가자는 헛소리를 하는 자들도 있는데 우선 중국이 이렇게 막나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에게 지분을 줄 생각을 할 지부터가 의문이고, 하더라도 맞서 싸울 생각을 해야지, 무작정 고개부터 숙이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을 빼앗길까봐 무섭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 '북한' 을 넘기지 않고 싶어도 지킬 건 지켜야 한다.

덧글

  • 바탕소리 2017/04/09 16:58 #

    1. 그래서 저도 ‘홍콩화’라고 쓰는 게 더 낫겠다고 했죠. 친중파가 집권한 대한민국이란 ‘중화인민공화국 난차오셴특별행정구’(中華人民共和國 南朝鮮特別行政區, South Korea SAR, P.R.C.) 아니겠습니까. ㄲㄲㄲ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느냐, 난차오셴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을 뽑느냐의 선거가 될 겁니다.

    2. 취두부(검은양) 열사님은 또 친미주의자들을 검은머리 외국인이라 하시는데 저 분은 왜 자기소개서를 쓰고 계실까요. ㄲㄲㄲ
  • The buzzard 2017/04/09 21:00 #

    진짜 중국이 목표로 하고 있는 건 핀란드화보다는 쏘련시절 체코슬로바키아 사회주의 공화국이나 헝가리 인민 공화국처럼 만드는거겠죠 ㅋㅋㅋ 그 과정에 핀란드화가 포함이 된다면 모르겠습니다.
  • 알토리아 2017/04/10 00:42 #

    지금 한국이 처한 현상을 중국에 대한 "핀란드화"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핀란드 국민들과 역사에 대한 극도의 모독입니다.

    중국은 19세기 이후 자국이 서방 세계로부터 당한 모욕을 보복하는 것을 근본적인 대외정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중화를 버리고 서방 세계에 합류한 한국과 대만, 일본은 식민화의 대상일 수밖에 없죠.
  • K I T V S 2017/04/11 00:26 #

    핀란드 마저 사치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불합리한 세계관 속에서 공식적으론 찍소리도 내지 않는 다는 것.
  • deokbusin 2017/04/11 09:03 #

    제가 5년 전에 비슷한 내용으로 글을 쓴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보다 더 나쁘게 친중파를 평가하는 결론으로 내는 글을 보자니 진보라는 것들이 얼마나 정신나간 놈들인지 한숨만 납니다.
  • 파파라치 2017/04/13 08:59 #

    근본적인 차이점은 소련은 위성국들에 대한 장악력이 확고했던 반면에, 중국의 북한에 대한 장악력은 (스스로도 인정하듯) 없는 것에 가깝다는 거죠. 중국도 북한이 설치는게 달갑지 않지만 소련처럼 진지하게 손봐줄 능력이 안되니 애꿎은 한국만 압박하는 겁니다.
  • 제트 리 2017/04/24 13:04 #

    중국과 소련은 비교할 정도는 아닌 거 같습니다.. 중국이야 강함에 대한 강박 관념이 저런 식으로 나타나는 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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