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의 잡설 모음집

lusian30.egloos.com

포토로그



개인적으로 보는 먼 미래(21세기 중반~22세기 이후) 한국의 가장 큰 문제점

개인적으로 가장 큰 문제라 보는 건 저출산이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인구의 자질저하와 사회적 합의의 붕괴로 인한 혼란상황이다. 특히 집단간 갈등이 매우 심각한 한국은 나중에 올라간 출산율에 수준 낮고 수는 많은 청년층의 주도하에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질서 있는 멸망으로 치달을 가능성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현재 비슷한 사례를 꼽자면 2010년대 초 인터넷 공간에서 한국의 미래로 꼽히던 필리핀이 되겠다)

물론 현 상황만 보면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현 상황은 판이 거의 다 완성된 상황에서 이전의 판에 익숙하거나, 그 세대의 영향을 받은 자녀세대(이건 일본도 마찬가지다)가 적응을 못하면서 자포자기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물론 다른 판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북유럽 등 일부를 제외하면 판의 완성도 및 수준이 한국보다 크게 나은 나라는 거의 없고, 결국 자포자기한 채 다시 귀국하거나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당연히 자녀를 안 낳거나 적게 낳는데 이게 2010년대 한국의 상황이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달라지는데, 그 이유는 이들이 낳은 자녀들은 이미 '판이 완성된' 상황에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높은 나라들의 공통점을 보면 하나같이 판이 완성된 지 오래 됐다는 것인데 물론 이들 자신은 부모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게 된다. 하지만 인식은 부모세대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고, 이들의 자녀는 자신의 부모세대가 이미 '판이 완성된 시대' 의 영향을 받은 것에 더해서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국가 차원에서 복지체제의 개편이 이뤄지고 여기에 더해 다문화, 각종 형태의 출산을 닥치는 대로 밀어줄 테니(2030~40년대쯤 되면 아마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 일본도 이민 반대론이 높지, 차브족 지원 등에 대해서는 일부 노인층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먹고사는 문제는 그럭저럭 해결될 것인데 그럼 인식은 당연히 바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세대 교체를 거치면서 출산율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며,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의 인구 구조 및 규모는 정상 궤도로 복귀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인식 변화' 가 긍정적인 측면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그냥 낳자는 식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사고방식은 결국 인구의 자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게 막는다. 영재, 수재야 국가가 책임지고 키우겠지만 지능지수(IQ)가 보통 혹은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대다수의 국민들은 1970년대 및 그 이전처럼 그냥 '의무교육 대충 끝내고, 기본소득 받고, 일자리 생기면 좀 더 벌고, 결혼해서 애 낳은 다음 역시 대충 키우고' 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농촌이나 일부 가정 중심으로 이미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도 한데, 당장 지난해 봄 광주에서 아이를 10명이나 낳고 그 중 절반 이상의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기초학력부족은 농촌사회처럼 대물림 교육으로 '때운' 가족이 있었다. 이게 좀 순화된 형태로, 대신 일반화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렇게 판단력이 떨어진 데다 국가에 별다른 기대도 하지 않는 인구가 뭔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구상 및 기대를 하거나 조직적으로 이를 위해 노력할 가능성은 제로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양극화도 심해져서 경제상황에 따라 이들의 소득수준이 급전직하할 가능성도 높은데(단 한국의 경제규모로 보건대 굶어죽거나 아예 치료를 못받고 죽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렇게 되면 벌어지는 일이 지금 영국이나 미국 흑인 거주지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게 전국에서 벌어지면 나라가 어떤 꼴이 될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좋게 풀려도 소수의 엘리트와 그나마 운 좋은 중산층 집단이 억지로 국가를 끌어가는 동안 대다수의 버려진 데다 불만으로 가득한 청년들이 존재하는 나라. 나쁘게 풀리면 그냥 필리핀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국가 차원에서 이민자도 대거 받을 텐데(이것도 2040~50년대쯤 되면 자질 따지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그거 따져가며 받을 상황이 아니라) 이들 역시 일부 성공, 나머지는 이 불만 대열에 합류하여 난장판을 벌이게 된다.

즉 한국의 미래는 저출산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거라기보다는 살아났지만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운 혼란과 계층 고착화로 발전하기 어려운 국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걸 해결하자면 '중산층의 출산율 증가' 와 '고급인력 이민' 외에 방법이 없는데 현실적으로 이건 불가능한 이야기고, 그렇다면 차악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 그게 인구 급감(수천만에서 수백만, 수백만에서 수십만) 대신 인구 규모를 유지하거나 감소를 최소화하고 사회 혼란을 감수하여 미래를 기약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혼란을 막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고, 최소화하여 사회를 안정시키는 방법은 AI 혁명 하에서 그래도 일자리를 가능한 늘리고 사회안전망을 확충. 교육수준을 최소한 인생 사는 게 가능한 수준으로는 끌어올리는(그러니까 최소 고졸) 등 적절하게 조정된 눈높이에는 부응할 수 있게 하는 게 될 것이다.

덧글

  • Masan_Gull 2017/01/04 11:34 #

    뭐 일단 그때까지 한국이 현재와 같은 형태로 남아는 있어야...
  • 일화 2017/01/04 12:14 #

    조금 과장하면, 지금의 미국이잖아?! 라는 느낌이네요. 물론 거기는 전 세계에서 고급인력들이 제발로 들어온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지만 말이죠.
  • 알토리아 2017/01/06 00:31 #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택함으로써 직업적 성공에 방해받을 뿐더러, 낮은 확률이지만 생명마저도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인간의 잘못된 신체구조를 보완(!)하지 않는 한 현대 사회에서 출산율은 높아질 수가 없습니다.

    요즘 트위터 보니까 몇몇 여성 트위터리안들이 임신과 출산이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임신과 출산을 거부하자는 운동을 펴고 있던데, 이와 맥락을 같이합니다.

    P.S. "한국의 미래는 필리핀이다"라는 유명한 인터넷 뻘글이 있었지요 ㅎㅎ. 정말로 그 글을 처음 쓴 사람은 예언자였던 것일까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