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본처럼 불경기로 접어든다면야 한국 입장에서도 성장률 좀 떨어지고 끝나겠지만(성장동력의 감소가 앞당겨진다는 건 문제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터질 일인데 차라리 인구구조 등에 여유가 있을때 당하는 게 나을듯), 문제는 10억까지는 아니라도 어마어마한 숫자의 빈곤층이 중국 대륙에 존재하고, 그들이 가진 불만을 지금까지 억눌러온 것이 바로 경제성장이라는 도구라는 사실이다. 중국이 2000년대 말부터 유령도시를 꾸준히 지어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지방정부의 부채가 너무 많아 이런 방식을 이용한 경제성장률 유지조차 불가능해지고, 공업 기술 발전은 고용창출에 그다지 큰 도움이 안되는데다 같은 후발국인 한국이나 몇년 안에 추월당하지 유럽이나 미국, 일본이 그렇게 쉽게 당할 리 만무하고, 게다가 중국의 스케일을 감안하면 삼성 휴대폰 고사시켜 버는 돈이 14억 인구에 얼마나 큰돈이 될지도 의심스럽고(그나마 삼성의 비중은 그리 높지도 않다. 진짜 높은 건 애플).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처럼 기축통화를 보유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도 아니고(그 이유는 oso님 블로그 참고), 경제난이 한창일 때의 고통을 다 함께 감내할 만큼의 책임을 대중에게도 부여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민주주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한국의 경우도 별로 없긴 한데 절차상 민주주의는 일단 존재한다는 것과 자신이 가진 체제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합법적으로 표출할 정치적 공간이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즉 중국은 지금까지 거품이 터진 한국, 일본, 미국 등보다 훨씬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런 걸 다 결합하면 결론은 간단명료하다. 사회가 거품 붕괴 이후의 불경기를 감당할 만한 체력이 없으니 결국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폭발할 수밖에. 다만 최근 발호하기 시작한 중화민족주의와 팽창주의 경향. 여지저기 문어발처럼 걸쳐놓고 아직도 어딜 버릴지 결단을 내리지 못한(그렇다고 판 다 정리할 능력도 안되는) 미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그냥 폭발하진 않을 텐데 과연 내부적으로도 문제 투성이인 대한민국이 중국 거품 붕괴 이후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의문이다.
덧글
물론 하방을 해본 세대 그 이후세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