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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봤을때 군이 군감축을 자꾸 미루려 드는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다. 정치, 사회 게시판


어차피 인구 부족으로 인해 병력 감축이 불가피하고, 2030년 이후에는 50만까지 감축이 문제가 아니라 그 50만 군대 유지도 매우 어렵다는 걸 대한민국 국군이 모를 리가 없다. 지금도 임병장 같은 심각한 부적응자(전투원으로서의 능력에만 문제가 없었던)나 이병장 같은 폭력 성향이 매우 짙고 위험하기까지 한 병사가 입대하여 사고를 치는 것이 현실인데 이런 병사는 오히려 국지전 상황일수록 도움이 안 된다. 전면전 상황이고 도망갈 데도 없으면 이런 병사를 데려가는 것도 불가피할 것이고 열심히 싸우기도 하겠지만 국지전인데 이들에게 죽어라고 싸울 동기가 주어지기나 할까? 그리고 제대로 싸울 수는 있을까? 즉 국지도발이 이유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이유도 없이 군감축을 미루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전면전에서 북한의 수백만 대군을 막아낸다? 이것도 아니다. 어차피 예비군이 소집되는데다 개전 초반 북한의 공세역량에 한계가 명백함이 지난 8월의 도발로 입증되었기에 너무 적으면 곤란하겠지만 그렇다고 60만을 반드시 유지할 이유는 없다. 즉 예비군 소집이 곤란하면서도 현역병의 대규모 유지가 필요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게 효과적인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상정해서 군감축에 반대한다는 의미인데 개인적으로 볼 때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붕괴' 가능성으로 보인다.

현재 김정은은 겉으로 권력을 공고화했음을 과시하면서 계속 군부대나 주요 사업장을 돌아다니고 있지만 실제 그의 권력은 상당히 불안한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핵실험을 계속 하면서 한-미의 어그로를 끌고 있으니 미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언제부터 중국의 반발을 무시하고(중국은 북한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므로) 북한을 손볼지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내부적으로도 탈북을 막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데 이렇게 억눌린 주민들의 불만이 김정일 시대에는 그나마 탈북으로 표출되어 최악을 피했다면 이제는 그들의 분노가 김정은과 그 추종세력을 겨눌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김정은은 흔히 말하는 호치민의 '배고프다고 폭탄을 집어먹는 인간(베트남전 당시 미군과 남베트남군의 행태를 비꼰 표현이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북한의 붕괴는 피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건 2020년대에 이뤄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런데 북한 붕괴 및 중국과의 대치 상황이라면 예비군 소집. 어떻게 소집하더라도 북한으로 보내기는 어렵다. 전면전 상황이라면 패할 경우 자신들의 삶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니 예비군들도 개개인의 희생을 불가피하다고 받아들일 것이고 북한에 대한 보복으로 북진에 들어가는 것도 감수하겠지만 북한의 단순한 붕괴와 대중국 대치는 일반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것이 아니며, 설사 중국이 북한을 점령한다고 해도 그 여파가 바로 닥치지 않는다. 단지 북한 지역을 포기하는 것은 영토 포기이고 반대한다는 의견 정도가 대세를 차지하는데 이건 국민들이 정부의 북한 개입을 막을 생각은 없어도, 현역병의 투입까지 결사반대할 마음은 없어도 예비군 소집 및 북한 투입에는 회의적일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 상황에서 긴급대응군으로 북한을 신속히 장악하여 중국의 개입을 차단하거나, 하다못해 북위 40도선 즈음에서 막아서려면 현역병이 필요한데, 대중국 대치에 필요한 방어병력+북한 주민 통제병력을 합하면 이것만으로도 최소 30만을 잡아먹는다. 여기에 전면전은 대중국 전쟁이라도 한두달이면 끝나지만 이후 북한 통제는 적어도 2~3년은 계속될 공산이 커보이니 예비군 소집은 국내에서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북한 지역의 혼란으로부터 휴전선 이남을 보호할 군대도 필요하다.

즉 군이 군감축을 미루려 드는 진짜 이유는 바로 통일 가능성을 상정한 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아무리 군을 첨단화한다고 해도 어차피 지역 치안 유지에는 상비군이 필수적이며, 한국군이 단독으로 수행해야 한다면 결국 현역병을 유지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 물론 2020년대에도 60만 대군을 유지할 만한 병역자원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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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이오트 2015/10/20 10:55 #

    이런걸 보면 한국도 미국처럼 직접전투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PMC 활용도 적극 고려해야하지않나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진주여 2015/10/20 12:13 #

    하사이상의 군인이 다쳤을때 제대로 지원해주는 법안이 지금에서야 통과된 시점에서; 병사들은 군병원 처넣고 끝이 대부분인뎅 이게 어찌되려나
  • 스카이호크 2015/10/20 13:52 #

    숨겨진 이유는 조직의 규모 유지 그 자체에 있지요.
  • 나인테일 2015/10/20 15:01 #

    그냥 똥별들이 봉급 받기 위해서죠.
  • 알토리아 2015/10/21 00:34 #

    현재 91~95년생 남성 수가 지나치게 많아 입영 적체 문제가 극심하다보니 군 감축 얘기는 자취를 감춘 게 가장 클 겁니다.
  • 잠꾸러기 2015/10/23 02:13 #

    똥별들 보직유지가 가장 클것 같아요.
  • EuKigael 2015/11/03 18:58 #

    그런데 보통 작계는 한반도 남부에 국한된다고 들은 것 같은데요.. 오히려 그 정도 병력으로 중국을 차단한다는게 가능할련지 모르겠습니다. 대군이 필요하다기보단 현지 군벌과의 협력 - 혹은 신속한 진입이 필요할텐데 지금 상황에선 불가능한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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