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무섭다는 사람들에게

강도가 눈앞에서 칼을 들고 있으며, 나는 칼을 들지 않고 협상을 하자고 한다면 과연 강도가 뭐라고 대답을 할까? 아마 코웃음을 칠 것이다.

싸움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너는 싸움을 하기 싫어도, 강도는 싸움을 하고, 집을 털어가고 싶다는 거지.

지금 한반도가 그런 상황이다. 강도가 집을 털어가려고 칼 들고 위협하면서 경찰이 들어오면 경찰도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경찰은 밖에서 진압 준비중이고, 겉으로는 마을 명사인 척하면서 실제로는 강도가 여기저기 털도록 도와주는 졸부가 옆에서 엉뚱한 소리 계속 해대고, 집주인은 자기를 지키려들기는 커녕 경찰에게 집이 피해볼 수 있으니 강도와 협상을 하자고 떠드는 꼴이다.

저러니까 전투병이 모자라다고 난리쳐도 설득이 안되지.


일단 병력이 부족한 것 자체는 거짓말이 아니다. 감축 방향이 이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전방 상비사단들까지 향하고, 사단급 편제의 축소 및 여단 위주의 기동작전화를 '육군' 이 추진하는 건 다 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선제타격도 북한 핵을 먼저 맞을 경우에 대한 대비도 있겠지만, 이런 점 역시 관련이 있다.

그리고 온갖 비편제 부대원들을 싹 다 원대복귀시키거나 전투부대로 돌려도 부족한 병력이 채워지는 일은 없다. 해군이 공관병이고 뭐고 싹 다 엎어버렸지만 병력이 충분해지던가? 그런 일은 없었다. 애초에 그 수가 많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병력이 부족하다면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단 잉여병력. 즉 지휘관이 알아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병력은 줄이던가 없애던가 하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혹시나 업무상 보좌 병력이 없어 고민이라고 하면 고위 지휘관들에게는 편제상 보장된 부관. 그것도 장교가 따로 있다는 걸 알려두고 싶다) 그건 못 없애겠다고 하고, 병력은 부족하다고 징징거리면 설득이 될 리가 없다. 그나마 해군이 여론의 공감대를 얻는 건 자진해서 잉여병력을 줄이는 노력이라도 하기 때문인데, 육군이 그런 적 있었나? 게다가 잘해주는 것도 아니고 거의 집사, 메이드 취급하는 수준인데 누가 공감을 하겠나?

원전 전문가 배제가 공정성 확보? 사회잡학 시리즈


나 참. 전문가가 다 마피아인지 아닌지 확인도 안하고, 그냥 마피아 같으니까 다 빼버리면 그게 공정성이냐? 환경단체 인사들 빼니까 공정성 확보된 것 같지? 차라리 둘 다 포함시켜. 비전문가들끼리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면 논의가 산으로 가지, 뭐가 되겠냐?

뭐 덕택에 탈원전 정책 제동 걸리기는 좀 더 쉬워지긴 했지만. 공론화위원회부터가 저 모양이니.

요즘 정치 돌아가는 걸 보니(문법, 오타 등만 일부 수정) 잡다한 생각

이런 말이 있다. 국민을 너무 앞질러도, 너무 뒤쳐져서도 안 된다. 국민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는 말이다.

박근혜 체제는 지금 생각해도 지나치게 국민과 여론을 외면했다고 본다. 다문화정책이야 어차피 한국 특성상 국민여론대로 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렇다 쳐도 세월호 이전 운영 및 이후 처리 과정. 그리고 정책 수행 과정에서의 여론에 대한 수용 등에 있어 불통이라는 말이 보수 진영에서 대놓고 나올 정도에다가, 나름 철저한 보수주의자들조차 박근혜가 싫다며 탈당하거나, 당에 잔류하되 대통령 옹호를 포기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심각했을지는 알만하다. 성과가 좋냐면 모르겠는데 그냥 그럭저럭 한 수준. 별로 좋지도 못했다. 최순실 사태가 결정타가 되긴 했지만 그런 정신나간 짓을 안 했더라도 퇴임식이 내년 2월에 열리는 것만 빼고 달라질 게 하나도 없었고(퇴임후 감옥행도 당연히 동일. 최순실 건이 너무 커서 그렇지 이게 아니라도 잡혀갈 게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차피 정권 교체는 필연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체제는 그런 점에서 박근혜에 비해서는 국민여론을 좀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문제는 그 '반대' 도 답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따라가는 것도 아니고 닥치고 앞질러간다는 것(참고로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국민여론은 팽팽하고, 탈원전에 대해서는 반대가 우세하다. 박근혜 탄핵 사태 이후 보수가 거의 박살나고 중도보수와 중도만 남은 상황인데도 말이다!). 우선 환경단체와 현지 주민의 여론이 영화 '판도라' 와 여러 차례의 원전 비리 등에 대한 불만으로 최소 원전 동결 및 개혁. 최대 탈원전으로 가자는 쪽인 건 맞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탈원전으로 가더라도 충분한 논의와 시간, 대안 마련을 위한 준비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그럼에도 독일처럼 장기 논의도 없이 닥치고 탈원전을 추진했다. 국민여론이 전쟁공포를 호소하자 무작정 남북화해를 추진했다가 정작 트럼프도, 시진핑도 아닌 김정은에게 거절당했다. 반대세력들에 대해서는 마피아나 적폐 주장이 밑도 끝도 없이 나오고 있다. 그 결과 아직 임기 초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나는 중이다.

물론 대안이 없고 박근혜에 대한 분노가 워낙 크다 보니 국민여론은 지지 일색이다. 그리고 반대파라는 자유한국당이 과감하게 박근혜 일파를 척결하지 못했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박근혜 일파에 대한 처분이 제대로 마무리가 되고 한 1~2년 지나면 그래도 똑같을까? 특히 원전 문제는 무작정 '깨끗하고 안전한 원전' 이나 '친환경에너지를 방해하는 원전마피아의 선동' 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데, 과연 그렇게 쉽게 단정할 수 있을까?

P.S 만화 '클레이모어' 에서 테레사는 자신과 어린 아이를 해치려 든 인간 도적들을 죽였다. 이는 클레이모어들의 금기를 깬 것으로 간주되어 척살대가 파견되는데, 이 때 자신을 규정 위반자로 처단하러 왔다는 프리실라에게 한 말이 바로 "세상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단다" 였다.

P.S 참고로 지금으로부터 3년 전에 박근혜 정권 하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해경이 구조를 부실하게 했으니 해경을 해체하겠습니다'.

미국이 과연 핵보유국 북한을 공격할 때 핵을 절대 먼저 쓰지 않을까? 잡다한 생각

물론 북한이야 핵보유에 성공했다고 자축이나 하겠지만, '핵보유국 북한' 으로 인정받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 지 아직 김정은이 잘 모른다면 핵전쟁이 무조건 금지된 게 아니라는 점. 정확히 말하면 현재 핵강국들의 합의에 비핵보유국에 대한 선제 핵공격만이 금지되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즉 북한처럼 핵보유를 한 상태라면 미국은 오늘 당장 대륙간탄도탄 100발을 평양 및 북한 전역에 골고루 뿌려줘도 전혀 문제가 없다. 미 본토 타격 능력은 없지만 미국의 핵은 그대로 얻어맞아도 어디 호소할 곳도 없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물론 미국이 진짜로 전략핵을 먼저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중국과 러시아에 사전 통보하고 벌이는 전술핵전쟁 정도는 북한 상대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고, 북한은 과거에는 핵을 공식적으로 보유하지 않았다고 했기 때문에 선제공격을 해야만 핵보복을 당할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그냥 선제 핵공격을 맞아도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남한? 서울에 핵이 떨어져 60~120만 명이 죽어나갈 판이면 평양이 방사능에 오염되는 것은 더 이상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남한 여론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 덕택에 극도로 적대적이니 적극 찬성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즉 김정은은 핵을 이용해서 미국을 물러나게 하고 대한민국을 적화시킬 꿈을 꾸고 있겠지만, 역으로 미국은 이걸 이용해서 지금까지 묶어두었던 온갖 전략무기체계의 제한을 풀 합법적인 방법을 찾았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사드배치조차 중국 눈치 보던 남한이야 미국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자업자득이고.

1 2 3 4 5 6 7 8 9 10 다음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144